
2016년 이준익 감독의 영화 동주는 짧지만 강렬한 생을 살다 간 시인 윤동주의 삶을 조용히 그러나 깊이 있게 그려낸 전기 영화입니다. 윤동주는 식민지 시대 청년의 정체성과 고뇌, 인간성에 대한 성찰을 담은 시로 오늘날까지도 한국인의 정서에 깊은 영향을 미친 인물입니다. 동주는 그저 삶을 재현하는 것이 아니라, 시인의 내면을 하나의 시처럼 스크린에 옮겨낸 작품입니다.시인의 삶을 닮은 시적 구조많은 전기 영화가 일반적인 인생의 기승전결 구조를 따르지만, 동주는 다릅니다. 영화는 극적인 성공이나 영웅적 행동이 아닌, 감옥이라는 정적인 공간에서 시작됩니다. 이후 플래시백을 통해 청년기의 방황과 사색, 그리고 침묵 속 저항을 그려냅니다.이러한 구성은 윤동주의 시와 닮아 있습니다. 외롭고 조용하지만 깊은 울림이 ..

2022년 개봉한 최동훈 감독의 외계+인은 SF, 사극 판타지, 액션 코미디를 과감하게 융합한 장르 파괴형 한국 영화입니다. 대규모 캐스팅, 복잡한 시간 구조, 차원을 넘나드는 전투 등을 선보이며, 글로벌 SF 장르 내에서 한국만의 독창적인 존재감을 구축하려는 야심찬 시도로 주목받았습니다.시대를 넘나드는 설정: 고려시대와 은하계의 만남외계+인의 가장 대담한 요소 중 하나는 전혀 다른 두 시대—고려시대와 미래 세계—를 동시에 서사로 구성했다는 점입니다. 시간 여행은 SF의 익숙한 소재이지만, 이 영화는 검을 든 도사들과 미래의 감옥 관리 로봇이 한 이야기 안에 공존하는 독특한 장면을 만들어냅니다.이러한 시간적 이중 구조는 전통과 기술, 운명과 선택, 마법과 과학 사이의 대조를 깊이 있게 전달합니다. 영화는..

김한민 감독의 2022년 작품 한산: 용의 출현은 시각적으로 뛰어나고 전략적으로 치밀한 역사 전쟁 영화입니다. 명량에 이은 이순신 3부작의 두 번째 작품으로, 1592년 한산도 해전을 배경으로 합니다. 이 전투는 이순신 장군이 일본 해군에 맞서 결정적인 승리를 거둔 역사적 사건으로, 영화는 이 해전을 사실적이고 섬세하게 재현해 냈다는 점에서 특별합니다.학익진의 정밀한 재현한산의 가장 인상적인 장면 중 하나는 바로 유명한 ‘학익진’ 전술의 구현입니다. 이순신 장군의 전략적 천재성이 유감없이 드러나는 장면으로, 적을 포위하고 압박하는 이 진형은 역사 문헌에 명확히 기록되어 있습니다.영화 제작진은 군사사학자 및 해전 전문가들과 협업하여, 단순한 언급이 아닌 실제 전투 장면 속에서 이 진형이 어떻게 작동하는지를..